검은 고양이

잡설 2014/05/27 15:02
우리집은 큰 길과 조금 떨어져 있는 골목길에 위치해 있어 길고양이가 많은 동네다.

겨우내 생존을 위해 움추리며 살아오다 고양이들이 날풀리면서 조금은 한 숨 돌릴 수 있는 요즘일게다.

물론 얼어 죽지는 않겠지만 양식까지 어디서 떨어지는게 아닌지라 불안한 스트리트 라이프는

계속이겠지만 말이다. 이제 무더위가 시작되어 창문을 내내 열어놓고 지내는 때가 오고 겨울이

오기 전까지는 밤낮없이 울부짖으며 동네사람들의 미움을 적립하겠지.


참 이런저런 고양이가 많은 것 같다. 흰색과 회색, 갈색이 믹스된 고양이들이 많았는데 다들 비슷비슷하게

생긴데다 딱히 관심있게 보진 않고 눈이 마주치면 그저 '고냥고냥이~' 하며 손을 들어 아는척하는

사람식 인사을 할 뿐이라 이 고양이가 어떻고 저 고양이가 저래서 대략 몇 마리 정도다 하는 것 보다

그저 출퇴근 할때 항상 어슬렁 거리거나 담장 위에서 졸거나 쓰래기를 뒤지다 인기척을 듣고선

끔찍하게 헤쳐놓은 봉투를 뒤로 하며 차 밑으로 들어가는 고양이를 매일 보니 그저 많구나 생각할 뿐이다.

그렇게 미움을 쌓아 가는구나 하면서도 겨울 동안 고생 많았어하며 지나치기 일쑤 였는데

오늘은 출근길에 몇 년 만인지 모르겠으나 검은 고양이를 보았다.


물론 내가 예전에 본 그 고양이는 아니겠지. 하지만 무척이나 반가웠다. 흰점하나 없는 검은 고냥이는

몇 해전에 소개팅을 하러 나가던 날에 보고 무척 오래간만인데 무엇보다 그 날 소개팅한 아가씨가

정말 내 소개팅 역사상 제일 예뻤기 때문이기도 했다. 물론 잘 되진 않았지만 정말 애많이 썼었는데......ㅋ


아무튼 이 검은 고양이가 행운인지 아무것도 아닌지 잘 모르겠으나, 행운이라 믿고 싶구나.

출근하며 생각했는데 조금 늦게 가더라도 소세지나 사서 하나 까주었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.

비록 이쁜 아가씨랑 잘 이어지진 않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즐거웠으니 뭐 검은 고양이만 봐도 좋은 것이겠지.

잘 살기를......

peace......
2014/05/27 15:02 2014/05/27 15:02